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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1 06:33

만족도 높은 일본의 택배서비스




저는 일본에 거주하면서 일본의 옥션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주로 사는 것은 책,컴퓨터용품,전자제품,의류 등의 중고제품입니다. 옥션을 이용하면서 출품자와 직거래한 것은 딱 두 번이고, 100회 이상 택배로 물건을 받아보았습니다.


하지만 택배로 물건을 받아보면서 불편을 느끼거나 불만을 가진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운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택배회사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내용 그대로의 서비스 였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했지요.



그런데 최근 한국의 택배서비스에 관련된 글을 읽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체계가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았는데, 택배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택배서비스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발송할때는 큰 차이가 없다


먼저 물건의 발송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포장한 물건을 택배회사나 택배회사에서 지정한 점포(편의점/세탁소/수퍼 등등)에 가져가서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습니다. 보낼 때는 받는 사람의 연락처와 물건을 받아볼 시간을 오전/오후/저녁/야간 등등 약 5~6 종류의 시간대로 나누어 지정합니다.


물건을 보내면 '추적번호'가 부여되며, 인터넷으로 현재 어디까지 물건이 운송되었는지 체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진행중이죠.


물건을 받아볼 때가 한국과 가장 다른 것 같은데요. 일본의 맨션이나 원룸 주택같은 경우에는 경비실이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므로 집에 아무도 없다면 대신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지요.



그럴 경우에는 택배회사에서 '몇시 몇분에 왔었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다. 나중에 다시 연락을 달라' 라는 부재시 메모를 남겨둡니다. 만약 잠깐 편의점에 갔다 온 정도라면,전화로 바로 연락을 하면 몇 시간 이내에 다시 받아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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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달 외출시 도착했던 택배 메모입니다.13시11분에 왔었는데 없었다고 찍혀있네요>



위의 저 쪽지가 편지통에 넣어지는 동시에 핸드폰으로도 연락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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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내용을 설명하자면

쿠로네코 야마토 택배에서 소포도착에 대해 안내말씀드립니다.
7월16일 13시11분에 방문했으나 부재중이어서 물건을 다시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전표번호 : XXXX-XX-XXXX   
재배달 의뢰 : 택배담당기사에게 연결되는 메시지주소(URL)

이라는 내용입니다.



외출했다가 돌아왔을때 부재중 메모가 있었다면,야간에 그 지역의 택배회사나 우체국으로 찾아가서 찾아올 수도 있고, 자동응답전화를 이용해 다른 날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받아보는 주소를 집이 아닌 회사로 주소를 변경하여 물건을 받아볼 수 도 있습니다.물론 추가 요금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저도 야간에 우체국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물건을 찾아온적도 있고, 재배달요청을 한 날을 깜빡 잊고 또 다시 두 번,세 번 재배달 요청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요청을 하면서 기분나쁜 대응,서비스를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부재시엔 경비실? 경비실이 없는 사람은??


제가 한국의 택배서비스에 대한 게시판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부재시 물건을 경비실에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분실 사고 등이 일어날 경우 경비직원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것은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물이 고가의 보석일 수도 있고,야채나 고기 같은 상하기 쉬운 물건 일 수도 있는데 그런 물건들에 일일이 대응하기 위해 경비실에서 물건을 금고에 넣어두거나 냉장고에 넣어 둘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물론 아파트 관리비를 지불하니 그 정도 서비스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겁니다. 그렇다면 그런 작업을 위한 공간이나 사물함,냉장고 등도 관리실에 제공을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솔직히 전 택배회사의 성의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물건을 주문한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생활이 남에게 드러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신축되는 아파트(일본에서는 맨션이라고 합니다) 에서는 택배박스라는 것을 설치하는 곳이 많습니다. 전자잠금장치가 달린 사물함 같은 것인데요. 부재시에 이 택배박스에 물건을 넣어놓고,4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한 뒤 돌아갑니다.


그리고 핸드폰이나 메일로 "XX 번 사물함에 넣어두었고, 비밀번호는 **** 입니다" 하고 메시지를 보내지요. 그러면 받는 사람은 집에 돌아와서 현관에 설치된 택배박스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사물함을 열어 물건을 꺼내가면 간단히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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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션에 설치된 택배 박스.택배기사가 물건을 넣고 비밀번호를 설정한뒤 손님에게 번호만 통보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육류/생선/음식 등 상하기 쉬운 물건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COOL택배라는 것이 있습니다. 냉동/냉장 두 종류로 나뉘어 냉장시설이 설치된 차량으로 물건을 나릅니다. 물이 새지 않는 물건의 경우라면 스티로폼 박스같은 것으로 별도 포장을 하지 않아도 발송이 가능합니다.(생선등은 상태에 따라 별도 포장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택배업체들도 영세한 곳이 많고, 택배기사를 하는 분들도 적은 임금에 고생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임금에 고생하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택배의 경우 초봉 21만엔 정도로, 편의점에서 월 20일 일한다고 할때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해야 벌수 있는 돈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일본의 택배업체의 서비스를 한국 소비자들이 이용해보면 절대 기존의 회사를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택배업이란 것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그런 큰 비용과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일본 업체가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요.


일본의 택배기사들이 높은 임금때문에 친절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친절한 서비스는 무엇보다 택배회사의 경영방침, 친절교육과 서비스에 대한 자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얼마전 뉴스를 보니 대형 홈쇼핑 업체들이 택배업체에 리베이트를 요구해서 결국 소비자와 택배업체만 손해를 보고 홈쇼핑 업체들만 이득은 본다는 기사가 있더군요.즉 1만원 짜리 물건을 구입하면서 택배비까지 합계 1000원을 송금하면, 홈쇼핑 업체에서는 택배회사에 1000원이 아니라 700원에 물건을 맡긴다는 겁니다.그 택배회사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더 영세한 업체에 500원에 맡기구요.그러다보니 서비스는 나빠질대로 나빠지고,최종 택배업체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조금밖에 못받는거죠. 물론 대형 홈쇼핑 업체는 앉아서 돈만 벌지요.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 이런점은 정부의 강력한 단속,관리를 해서 더 이상 제일 약자인 소비자와 택배업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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